슬기로운격리생활1 [격리일기] 01 선풍기 나는 지금 남쪽 어느 따듯한 나라의 호텔에서 격리 중에 있다. 코로나 전이었다면 별일 아니었을 이 나라 입국이 코로나 후에는 마치 첩보작전을 하는 것마냥 출발 며칠 전부터 치밀하고 체계적으로 긴장된 상태에서 이루어졌다. 이 시국에도 두 나라를 오가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았고, 입국 당일은 그 많은 사람들이 서는 줄의 길이에 압도되어 하루 종일 혼이 빠져 있었다. 공항에서 격리 호텔로 이동할 때 처음으로 방호복이란 걸 입어 보았다. 싸구려 부직포로 만든 대형 아기 우주복 같았다. 일 년 사이 이 요상한 복장에도 적응이 되어 버렸는지 뭔가를 처음 할 때의 어색함은 느끼지 못했다. 우리가 타고 이동한 버스는 꽤 큰 편이었는데, 짐 싣는 공간이 부족해서 실제로는 사람 반 짐 반을 태워서 갔다. 목적지인 호텔을 .. 2021. 4. 2. 이전 1 다음